요즘 환율이 올라도 너무 올랐죠?..... 과거에 경제 위기 국면을 제외하고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적이 없기 때문에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환율이 1400을 넘어서면서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에 이어 세 번째가 되었습니다.
최근에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통화 스와프(Currency Swap)'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통화 스와프는 뭘까요? 이것은 즉, 각국의 화폐를 서로 맞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 정부도 미국과 한 · 미 통화 스와프 계약을 논의해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에서 거래를 할 때는 원하만 있으면 되지만 외국과 거래를 할 때는 외국돈이 필요합니다. 특히 미국 달러화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국제 거래에는 달러화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달러는 '기축 통화(Key Currency)'라고도 부릅니다. 이는 세계 어디에서나 가치를 인정받아 국제적인 무역이나 금융거래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통화를 말합니다. 달러 말고도 유럽연합(UN)의 유로화나 일본의 엔화 같은 주요국의 통화까지도 기축통화로 보기도 합니다.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으면 한국은행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원화를 주고 상승하는 가치의 달러는 받아올 수 있거든요. 한국은행이 이렇게 받아 온 달러화를 일반 은행을 통해 시장에 풀면 원 · 달러 환율이 안정될 수 있도 있고요.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었다고 바로 화페를 맞바꾸는 건 아니고 나중에 진짜 급할 때 정해진 한도 안에서 바꿀 수 있도록 미리 약속해두는 건데요. 외화가 필요할 때 일정 한도 내에서 필요한 만큼 화폐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많은 외화를 외환보유고에 묶어두지 않고도 급할 때 불을 끌 수 있을 정도의 외화를 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한국은 달러화가 필요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원화가 딱히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빌린 달러화를 돌려줘야 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통화 스와프 계약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놓는 것과 개념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것도 비슷하고요.
기축 통과국인 미국은 왜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는 걸까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자를 받을 수 있어서도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도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달러화 가치가 너무 높아지는 게 좋지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면 미국 기업들이 수출을 할 때 다른 나라 고객들이 더 많은 돈을 상품값으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당연 미국 회사 상품이 이전만큼 잘 팔리지 않겠지만요.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19 사태 때 호주,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에, 뉴질랜드, 한국까지 총 9개 국가와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한국은 과거에 미국과 두 차례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첫 번째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당시 원 · 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할 때였습니다. 두 번째 계약은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였습니다.
이번 계약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통화 스와프 계약은 급할 때 쓰는 임시 방편일 뿐 원화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이유죠. 전 2008년 2020년의 전 세계 경제에 예기치 못한 충격이 닥치면서 단기간에 원 · 달러 환율이 상승했던 거고 지금은 미국 연준이 계속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연준은 당분간 계속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뜻을 밝힌 상태여서 이 계약을 맺어 봤자 그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미국이 이번엔 우리에게 아주 불리한 조건을 요구할지도 모르고요.
현재 한국이 원한다고 통화 스와프 계약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급하기는 하지만 만약 미국에서 거부한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게 되는 겁니다. 과연 이 계약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원 · 달러 환율 상승세는 안정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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